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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독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손웅정)는 육아책인듯

by 아비투스 2023.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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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국민 중 손흥민과 그의 아버지 손웅정씨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필자도 축구나 매스컴엔 큰 관심이 없지만, 손부자의 이야기는 대략 알고있다. 축구선수였던 아버지가 키운 축구선수가 손흥민. 토트넘 관중석에서 진지하다 못해 다소 화난 듯한 표정의 손웅정씨는 외국인들이 보기엔 엄격한 Asian father의 전형적 모습일 것이다. 

 

  손웅정씨는 유퀴즈에도 출현했지만 미디어로 접하는 것과 책으로 읽는 것은 무게가 다른듯하다. 타협하지 않고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지키며 살아온 손웅정씨의 궤도를 보니, 과연 나같은 필부가 섣불리 시늉이나 낼 수 있을까. 그야말로 대단했다.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무거우면서도, 겸허하고 심플한 삶의 태도를 고수하는 손웅정씨의 이야기.

 

  무엇보다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로써 내 고민과도 맞닿아 있었다. 두 아들을 축구선수이자 성숙한 인격체로 길러내기위한 손웅정씨의 고민이 고스란히 책에 녹아있다. 순식간에 불타오르다 끝나는 지속가능하게 축구를 할 수 있는 방법, 무엇보다 행복하고 즐겁게 축구를 할 수 방법에 대해 아버지이자 스승으로써의 깊은 고민을 엿볼수 있다. 무엇보다, 본인이 선수시절 마주했던 축구업계의 불합리한 관행과 훈련 방식에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개선코자했다.   

 

   아들이 6살이 되면서 유치원을 고르고있다. 영어 유치원에 보낼지, 일반 유치원이나 놀이 유치원에 보낼지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결정은 더욱 힘들다. 부모란 역할이 처음이기도 하지만, 교육이란게 뚜렷한 철학이 있어도 자식 문제에 있어서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것 같다. 

   마음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고민의 근원은 결국 '불안감'인데, 혹시나 아들이 뒤쳐지진 않을지, 어딘가에서 부지불식간에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지, 그로인해 여린 마음에 상처 입지 않을지 걱정되는 마음에서다. 여건이 된다면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고 싶고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게 부모 마음이다. 

  이런 마음에서 조금 더 선을 벗어나면  '부모의 욕심'을 자식에게 투영하기도 한다. 자식을 소유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피로 맺어진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고 할지라도 결국은 독립적인 인격체임을 알아야 서로 행복하다고 한다.  

 

 

 

자녀의 운동을 지원하는 부모님들을 곁에서 지켜보면 많이 조급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두각을 보여야 하고, 그러니 이른 나이에 경기를 뛰어야 하고, 거기서 성적을 내야 하고, 좋은 학교에 가고 프로로 발탁돼야 하고…….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아이의 행복보다 부모의 목표와 조급함이 앞선다.

 

 

  부모님들이 크게 착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내가 낳은 자식이라 해도 아이에게는 아이만의 또 다른 인생이 있다. 나는 두 아들 녀석들이 어릴 때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특히 4학년 이전까지 발견하면 나는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지나 보니 누구한테 들은 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는데 무슨 이유에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최근엔 와이프와 이야기하는것이 있다.  '내 기분에 따라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화나 짜증을 내지 않을 것', '아이 앞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것(가령 핸드폰)' 인데, 당연히도 우리가 가장 못하는 부분이지만 그래서 더 아들이 그런 우리의 못난 면을 답습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들이 감정을 주체못하고 여기저기 민낯을 드러내는 얕은 사람이 아니기를, 우리 모두에게 한정적으로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가정 교육에는 왕도가 없고 부모가 직접 그렇게 살아가는걸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있지만, 실천하고 살아가기엔 퇴근 후엔 소파에도 눕고 싶고, 피곤하고 종종 짜증도 화도 난다.

  알랭 드 보통이 그랬던가. '어린 아이눈에 부모는 그저 우주다'라고.  때문에 아들에게 나는 더 좋은 우주이고  싶지만 동시에 듬성듬성 얼기설기 구멍이 난 평범하고 부족한 사람일 뿐이다.  

 

 

 

흥민이가 처음 독일에 갔을 때 ‘내가 프로선수가 못 되면 어떻게 하지? 엄마아빠가 이렇게 고생했는데’라고 걱정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함부르크에 도착했을 당시 훈련 외에 주 3일만 학교에 가도 된다고 설명을 들었을 때, 흥민이는 본인이 먼저 매일 학교에 가겠다고 자청했다. 악착같이 현지에 적응하고 독일어를 익혀서 축구에 활용하고 축구에 집중하고 싶어 했다. 어린 시절 부모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책임감을 기본으로 착장하고 성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흥민이도 그랬다고 한다. 절대, 대충할 수 없었다고. 절대, 게을리할 수 없었다고.

  가정은 최초의 학교고 최고의 학교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말에 앞서서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먼저 보고 배운다.

  아무리 좋고 옳은 말로 가르치고 훈육한다 해도 부모가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대들보가 휘면 기둥이 휜다. 부모가 올바른데 자식이 휘겠는가.

 

 

 손웅정씨의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자기개발서 였겠지만, 현재 내 상황상 오히려 육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변에 아는 아들 아빠들에게 많은 추천을 해주었지만 손웅정씨가 밈으로 많이 회자되어서인지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몇 안되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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