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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13

요즘 아이를 키운다는 것 (feat. 7세 고시) 나이가 40을 바라봄에도 아직 부모님 곁에서 객살이를 하고있다. 생면부지인 누군가의 손에 아이를 맡기기 불안하다는 것. 고물가 시대에 시터비를 조금 아끼자는 것. 다양한 이유로 나의 불효는 매일 같이 정당화되고 합리화된다. 40살이 되면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어른은 가파르 산길에 보일락 말락하는 정상만큼이나 요원하다. 자식들 키우느라, 맨손으로 시작한 삶을 일궈내느라 한 평생 청춘없이 땀흘린 우리 엄마 아빠는 머리를 긁적이며 기어들어온 아들 덕(?)에 난데없는 육아를 하고 계신다. 여유로울 것이라 기대했던 노후는 뒷방 구석 한 켠으로 접어둔 채..     덕분에 내 주제엔 과분한 동네에서 어쩔 수 없이 아들을 키우고있다.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일상은, 평소엔 마치 내 것인 마냥 (실제로 내가 오래 .. 2025. 3. 15.
요즘 보이는 것 (24년 말) 1. 지속성에 대해서  날씨가 추워지니 한강에 뛰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다. 한창 런닝크루니 런닝 열풍이니 너도나도 취미가 런닝이라며 서울 사람들은 모두가 한강에 나와서 달렸던게 무색하다.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당연히 밖으로 나가기가 부담스럽고 뛰는 것은 더더욱 그럴것이다. 더군다나 집 근처에 런닝 장소가 있지 않은 이상 더 그럴 것이다.   시장도 그렇다. 한창 너도나도 엔비디아, 반도체, 이차전지를 외치던 시장에 남아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내 주변에 모두 뜨내기 투자자(?)여서 일수도 있고. 트럼프 당선 후 뜨거워진 가상화폐 시장 덕분에 주변에서 간간히 코인 소리만 조금씩 들려오는 것 같다.   변화된 환경에도, 내가 해야할 것을 지속할 수 있게 .. 2024. 12. 8.
24년 1분기를 마감하며 느낀것들. 24년의 1분기가 벌써 끝나버렸고 블로그 글은 한 개도 쓰지 못했다. 1분기엔 운동을 시작했고, 늦게나마 한 주에 한 권 책읽기 챌린지도 시작했다. 아직 3주차지만예전엔 흥미라고는 1도 없었던 헬스를 시작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몸에 근육이란 근육이 가뭄에 도랑처럼 말라가는게 체감되서 가장 효율적으로 근육량을 늘릴 수 있는 운동이 헬스라고 판단했다.   겉으로 보이는 이두근, 흉근보다는 몸 전체의 많은 근육을 쓰는 데드리프트, 중량 스쿼트 딱 두개만 집중적으로 하고있다. 이 두 가지 운동만해도 완전히 기진맥진이다. 다음날이면 사무실에서 통증에 어기적 거리며 걸어다닌다. 몸이란, 참 솔직하다.  펄스널 트레이닝을 하기엔 돈도 아깝고, 내가 너무 초보라고 느껴서 유튜브에 수 많은 영상들을 보며 배우고 천천히 .. 2024. 6. 8.
나 자신으로 살기 (feat. 노자) 우리는 보통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조직이나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야말로 큰 업적을 이룰 수 있다고 흔히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자기만'이라는 부분은 배타적인 뉘앙스가 있지만, 자신을 초월한 더 큰 것을 위한다는 개념이 무언가 더 고결하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하는 통념이다. 최근 드는 생각중 하나는 '내 자신에게 진실하라'다. 뻔한 말이지만 곱씹을수록 맞는 말이다. 첫 만남에서부터 종교나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회사에서도 어떤 조직적인 이익을 위해 조직 논리를 앞세우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말과 겉은 번지르르 하다. 조직을 위해서, 내 믿음을 위해 쟁투하는 투사로 포장된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람은 이런 고결한 투사 앞에서 평가절하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부류야 말.. 2023. 12. 17.
미드저니와 함께하는 육아 챗GPT와 함께 AI가 우리 생활속에 틈틈이 스며들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보는 짤에, 쇼츠에 이제는 AI로 만든 콘텐츠들을 하루에도 몇 번씩 AI와 접하는 일상이 된 것 같다. 간간히 쓰고는 있었지만 유의미한 결과물을 보지 못해서인지 크게 관심이 없다가 우연히 미드저니라는 이미지 생성형 AI를 알게 되었다. 궁금하고 뭐라도 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선뜻 결제를 했다. (원래는 월 결제가 될 줄 알았지만 실수로 연단위 결제가 되었다.) 더듬더듬 인터넷에서 찾아가며 사용법을 익히고 본격적으로 원하는 그림에 대해서 단어 형식으로 프롬프트를 입력하니 신세계다. 너무나 재밌어서 몇시간이고 흠뻑 빠져서 그림만 줄창 뽑아낸 것 같다. 유년시절 그림 그리는걸 제일 좋아했는데, 그 과정이 생략된채 단어 몇 개로 .. 2023. 11. 27.
생각하는 시간과 약육강식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한 적이 언제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정신없이 준비하고 출근을 한다. 회사에서는 업무, 회의에 치여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퇴근을 한다. 퇴근 열차에선 유튜브를 들으며 집에 도착하고 아들을 씻기고 설거지를 하고 아들과 놀아주다 어느덧 잠자리에 든다. 뭔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한 적, 나에 대해 생각한 적이 까마득하다. 나이가 들어도 사유의 깊이가 전혀 깊어지지 않고 여전히 내 정신 레벨은 고등학생때 어딘가 쯤에 있는듯 하다. 고민하거나 생각을 깊게 해본적이 너무 오래되서 하는 방법을 잊어버린것같기도 하다. 장거리 달리기를 하듯 지루하고 고통스런 과정을 감내할, 정신적인 지구력이 거의 없다. 언제 어디서나 약육강식의 법칙은 존재하는 것이 만물의 이치다. 심지어 문.. 2023.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