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화계의 애플, 온러닝
온러닝 (ONON, On Holdings) 은 21년에 상장한 스위스 스포츠 브랜드로, HOKA( Deckers )에 뒤이어 러닝화 시장을 견인하는 브랜드다. 물론 아직은 인지도나 매출면에서 HOKA와 같은 러닝화 대장주나, 전통 스포츠 브랜드에 비해서는 떨어지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현재 시장에 있는 스포츠 브랜드중에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다.
이번 3분기 실적도 양호했고, 따라서 남은 기간 가이던스도 상향되었다. 나이키와 룰루레몬 등 전통 강자와 비교하자면 비싸게 거래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도 온러닝의 가파른 성장세를 고려하는 것 같다 . 23년 10월을 분기점으로 호카와 아식스의 러닝화 성장률이 꺾이는게 우려스럽지만, 24년에 경제위기로 소비침체만 오지 않는다면 계속 유의미하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좋은 사업 실적과 그렇지 못한 주식 성과
온러닝은 21년에 상장하여, 지속적인 좋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흐름은 좋지 못했다. 아마도 신규 상장된 기업이라 오버행 이슈 때문인지 불규칙하게 연달아 널뛰기를 했는데 역시나 이번 3분기 실적발표후에도 실적이 충분히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는 모양이다. (15일 기준) 하지만 비즈니스의 방향이 계속 좋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결국은 주가에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 마치 산책하는 주인과 개처럼
글을 작성하는 현재 주가는 2~3%하락한 26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85억 달러다. 비싸긴 비싸다.
23년 3분기 실적을 살펴보자
매출은 전년대비 46.5% 증가하여 4억 8천만 스위스프랑을 기록했다. 유럽지역에서의 성장률은 다소 둔화되었지만 북미 지역과 아시아에서는 7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있다. 총 이익은 53% 증가하여 마진율이 12%가까이 나왔다. 전년에 비해 6%정도 증가한 수치다. 그 밖에도 현금과 순자본이 양호하고 무엇보다 부채가 거의 없다. 미국 중고차 거래업체인 카바나 사례를 봐도 그렇지만,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선 채무 이슈가 없는 건강한 기업이 투자 대상으로 선호가 높을수 밖에 없다.
실적 발표후 23년 남은 기간에 대한 컨센을 상향했다. 이전 분기의 17.6억 스위스 프랑이 아닌 17.9억 스위스 프랑으로 조정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24년엔 매출이 20~30%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처 : On holdings IR : https://investors.on-running.com/financials-and-filings/financial-releases/news-details/2023/On-Reports-Results-for-the-Third-Quarter-and-Nine-Month-Period-Ended-September-30-2023/default.aspx
직접 신어보니..
소비재 투자는 직접 경험해봐야한다고 많은 투자 구루들이 말씀하셨다. 필자가 헤비 러너는 아니지만 직접 구매하여 신어보고 달려보며 사용해봤다. 호카가 좀 더 편한데 물컹하고, 온이 처음엔 뻐시지만 점점 쫀쫀하게 잘 맞는 느낌이 난다. 딱 미국 자동차인 포드나 쉐보레와, 유럽차를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 미국은 투박하되 실용적이고 유럽친구들은 이쁘고 쫀쫀하지만 길들이긴 쉽지 않게 만들긴 하는것 같다. 출신 지역에 따라 브랜드에도 이런 색이 반영되었다는게 흥미로웟다. (물론 호카도 베이스는 살로몬이긴하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러닝하러 나갈때 신발장에서 자주 손이 가는건 호카였고, 외출을 하거나 회사에 편하게 신고갈때는 온러닝에 손이 갔다. (색상 때문일수도) 하지만 남의눈 신경 안쓰는 나같은 아재들은 그렇다쳐도, 내가 만약 한강에서 떼러닝하고 인스타에도 활발히 사진찍어 올리는 젊은 여성이라면 아무래도 온러닝 신발들이 이쁜게 많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 온러닝이 좀 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가 있기도 하고.. (물론 호카도 비싸다)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는 러닝 크루들의 인스타 사진이나, 실제 한강 러닝할때를 보면 아직은 나이키 줌 베이퍼플라이나 아디다스를 많이 신긴하고 호카도 많이 보인다. 간간히 매니악한 사람들이 서코니 같은 브랜드를 신고, 아식스도 종종 보이지만 온러닝은 많이 안보이긴 하는것 같다.
서울을 돌아다니다, 반포나 압구정 같은 부촌에서 나이 지긋하신 노부부가 사이좋게 온러닝을 신고 있는 모습을 은근히 자주 볼 수 있는데, 어떻게 알고 구매하신건지 궁금하다. 트렌드에 빠삭한 나같은 효자가 있거나, 아니면 얼마전까지 반포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온러닝이 있었는데 집 앞에서 쇼핑하시다가 이뻐서 구매하신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미국 길거리 패션을 촬영하는 유튜버 채널에서, 비버리 힐즈에 백인 중년 여성들이 온러닝을 신고 있는 영상을 종종 볼 수 있다. 결국 유행은 소수 매니아 > 셀럽 > 부유층 > 대중 으로 퍼져나가지 않을까.
당연하게도 리스크는 있다.
앞서 말했듯이 러닝화 트렌드가 조금은 꺾이고 있는 신호가 있다. 게다가 온러닝은 고가 정책으로, 만약 경기 침체나 고금리로 인한 소비경제 둔화시 어느정도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필자가 현재 투자중인 아식스의 저가 라인의 공세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이다. 러닝화 시장은 호카나 아식스 뿐만 아니라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 등 다양한 경쟁사가 있기때문에 언제고 다른 경쟁사들이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다. 실제로 요름 아디다스 러닝화도 폼이 너무 좋다.
아무튼, 온러닝이 조금 비싼건 사실이고 주가의 흐름도 워낙 기존에 들쭉날쭉해서 언제가 좋은 타이밍인지는 알기 어렵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구글 트렌드에서 올라오고 있고, 회사도 운동화 구독등 다양하게 많은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늘상 느끼는건 좋은건 항상 비싸다는 것이다. 주식도 신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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