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을 선호하지 않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1.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
2. 대주주나 오너의 기업 윤리가 취약하고 친 주주적이지 않다. (배임, 횡령, 내 회사 등)
3. 재벌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계열사 떼어서 상장하기. 요즘은 빅테크도 더한다.
그래서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반영한 박스피라고 불리우는 것이 코스피의 오명이었는데,
요즘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 있지 않나 싶다. 그 중 하나가 에스엠에 대한 얼라인파트너스의 행동주의 투자자적인 행보였다.
한국 주식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게 보는 섹터들은 있어서 소수의 주식만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에스엠 엔터테인먼트다. 이유는 간단했다.
1. 글로벌로 확장 가능한 국내 섹터는 K-Pop, 게임이다. (라면도 추가)
2. 그 중, 에스엠은 아이돌 명가에 해외진출을 처음으로 해본 1세대다 (보아)
3. 특히 디어유 같은 팬덤플랫폼과 메타버스 등 테크쪽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수만이 컴공 석사출신)
하지만, 이런 좋은 기업임에도 하이브나 YG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을때, 지분 리스크로 계속 눌려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얼라인 파트너스가 작년, 이수만과 라이크기획에 대한 불합리를 주주서한을 통해 공론화하며 이 논란이 시작되었다. 그 과정은 이러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수만이 YG의 양현석이나 JYP의 박진영, 하이브의 방시혁처럼 대표이사에 어느정도 경영과 책임이 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 자리에서 떠난지는 꽤 되었다. 에스엠에서 공식적인 직함이나 권한이 있다기보다는 현재는 대주주로써 관여하는 정도다.
하지만 이수만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라이크기획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92년까지 음원수익의 6%를 빨대꼽고 매년 수백억원 가까운 돈을 가져갔다. 라이크기획 뿐만 아니라 아이돌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굿즈, 공연 등 다양한 회사를 통해 에스엠에 빨대를 꼽고 있기도 한데, 말 그대로 '내가 세운 회사인데 이제는 경영하고 책임지는거 머리아프니깐 빨대만 꼽아 놓을께' 라는 심산인것 같다. 라이크 관련해선 이미 국세청이 수백억의 추징금을 때렸고 에스엠은 추징금을 납부했다.
이를 본 '얼라인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에서 작년부터 계속 라이크기획 등 주주의 이익을 제한하는 회사의 구조를 개선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사진을 물갈이 할것이라고 요구하기 시작하고 심지어 얼라인이 현 이사회를 이수만과 같이 횡령배임으로 고소고발한다고 한다. 이 때부터 경영진들도 약간은 온도의 변화가 생긴다. 이수만 제국에서 커온 경영진들은 (심지어 대표중 하나는 이수만의 처조카) 결국 얼라인쪽으로 돌아서고 에스엠 3.0 이라는 계획을 발표하며 에스엠 정상화를 발표한다. 얼라인은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본인들을 따르면 이사진들의 임기연장도 약속한다.
이사회랑 얼라인은 주식을 발행하는 형태로 카카오에 9%정도의 지분을 넘긴다. 이때까지는 얼라인이 그려놓은 선과악의 프레임에서 이수만이 '악'이었던 것이다. 이수만은 이에 해외에서 아픈몸을 친히 이끌고 급히 귀국한다. 본인이 세운 제국에서 부하들이 외세 군대를 데리고와 반란을 일으킨 형국인 것이다.
이에 이수만은 아픈 몸을 이끌고 급히 귀국하고 하이브(방시혁)에게 헬프를 치게된다. 사실 하이브와는 21년 중순까지만해도 그렇게 살갑지는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와 공동대표들, 그리고 소액 주주들이 합쳐 자신이 대주주 지위를 잃고 경영권이 날라가게 된다면 이수만은 시장에서 자신의 지분을 매각해야하기 때문에 자신의 자산 가치가 그대로 날라가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작년까지 CJ냐 카카오냐 각을재고 하이브는 그닥 달갑지 않아 하던 이수만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혀 급한대로 하이브에 손을 내밀게 된거다. 하이브는 이에 이수만의 지분 18%와 소액주주 지분까지 해서 20%정도의 지분을 하이브가 갖게 되었고, 경영권도 갖게 된다.
아무튼 상황은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구도로 넘어갔는데, 카카오엔터가 상장시 시총 1위 규모가 될 것이기 때문에 하이브는 카카오엔터를 계속 견제해왔다. 하지만 카카오가 SM 지분을 획득하고 우회상장하게 된다면 이는 이대로 골치가 아프기 때문에 하이브는 카카오와 SM의 이사진들이 붙은 이 형국이 머리가 좀 아픈 상황일 것이다. 카카오와 이사진도 적대적 M&A라며 반기를 들었고 이수만은 카카오가 내 땅에 침범해서 불법 점거하고 있다며 위법행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할거라며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결론은 3월 주주총회때 나겠지만, 하이브도 1조 카카오도 1조의 총알을 장전하고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하이브(방시혁)의 진심은?
하지만 방시혁이 단순히 국내 시총 1위 엔터사를 위해서 이런 진흙탕에 참전했을까? 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본다. 예전에 방시혁이 BTS와 하이브를 키워낸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방시혁은 냉정한 사업가다. 프로듀싱을 하기 때문에 예술가, 감성적일것 같았던 기대와 다르게 신곡도 현재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에 맞게 음악을 해체하다시피 구조화 하는 것을 보면서 예술가, 프로듀서라기 보다는 사업가, 전략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BTS나 뉴진스같은 그룹들을 키워내고 있겠지만..
하이브가 노리는 것은 에스엠의 '디어유' 라는 플랫폼일 것이다. 디어유는 팬덤 플랫폼으로 굿즈, NFT 등 다양한 상품을 살 수 있고 구독을 통해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과 1:1채팅을 즐길 수 있다. (봇 형태) 매년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해서 시총 1조 2천억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팬덤 플랫폼의 형태를 보면
1) 위버스 : YG, 네이버
2) 디어유 : SM, JYP
3) 유니버스(후발주자) : 카카오, 엔씨소프트, CJ
삼강구도로 천하삼분지계의 모습이다. 카카오가 SM을 인수하면 1위 플랫폼인 디어유와 카카오 메신저, 선물하기 등 강력한 플랫폼 서비스와 결합하여 서비스를 전개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하이브의 위버스와는 더 격차를 벌어지고 아마 방시혁은 이를 제일 우려할 것이다. 반대로 하이브가 가져가면 SM, JYP, 하이브, YG, 네이버가 다 결합되어 그야말로 천하통일의 모습이 될 것이다. 아이돌 산업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이런 팬덤 플랫폼이 얼마나 더 성장할 지는 가늠이 안된다.
우리가 주목해야될 것은 이런 지분 경쟁이 주가에 호재다, 아니다가 아니라 이런 비즈니스에 대한 심층적인 공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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