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전고점을 뚫는 등 대부분의 빅테크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있다. 테슬라는 이전 저점이었던 100달러 선보다 두 배가 넘게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 고점인 400달러까지는 갈 길이 멀다. 물론 애플, 마소, 메타에 비해 비교적 작은 시총이긴해도, 주가 등락의 폭은 거의 K잡주 수준이다. 게다가 다른 빅테크 3y forward PER가 10~20선에서 움직이는 것 대비 테슬라의 PER은 30대다. 주가가 많이 오르지도 않았으면서 여전히 비싼편이라는거다. (비교적)
필자의 주식 계좌에는 테슬라가 없지만, 아들의 주식계좌에는 1달에 1개씩 사 모으고 있다. 예상 매도 기한은 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인데, 유대인의 교육법인 하브루타를 참고했다. 하브루타에는 자녀가 성인이 되면 2~3천만원정도를 주고 자기 사업이건 투자를 할 기회를 준다고 한다. 입시와 취업만이 정답인 국내와는 많이 다르지만, 필자도 자녀에게 그런 기회를 주고싶다. 어린 나이에 하는 투자나 사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실패도 한살이라도 어릴 때 경험하는 것이 더 좋은게 아닐까.
선반영된 악재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고가 소비재인 테슬라도 당연히 타격을 받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제조사의 전기차도 많이 품질이나 성능이 향상되며 시장 점유율을 나눠먹으며 테슬라의 독주를 견제하고 있다. 특히 BMW 그룹이 23년 3분기, 전 세계적으로 93,931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80%나 증가한 수치다. 메스세데스벤트 또한 61,600대의 전기차 판매로 전년 동기대비 66%정도 증가한 수치다.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사답지 않게 높은 마진율을 자랑했는데, 최근 대대적으로 진행했던 할인으로 인해 지난 분기의 이익이 줄어들며 주가가 다시 바닥을 다지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판매가 생각보다 가파르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둔화 때문이거나, 충전 인프라에 대한 이슈일수도 있다.
대외적인 이슈를 추가하자면, 다음 대선 강력한 후보인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IRA등 전기차 보조금 축소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중국의 BYD도 중국내에서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기에 안팍으
로 테슬라에게 좋은 환경은 아니다.
테슬라 주가가 적정한 가격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전기 자율주행차가 새로운 패러다임이기 때문에 기존 사례에 빗댄 적정한 가격 산정이 제한적이다. 적정한 가격인가에 대한 여부는 차치하고, 투자자의 관점으로 보자면 테슬라는 이미 악재가 반영된 시점이라, 투자하기에 최악의 시점은 아니지 않을까. 필자는 테슬람까지는 아니지만 긴 시계열에서 본다면 언제든 투자해도 좋은 기업중 하나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기업
고금리와 어려운 시기임에도 여전히 테슬라의 매출 증가율은 30%에 육박하고 EBITA증가율 역시 20%를 상회한다. 타 빅테크가 한 자릿수 성장률이라는 것에 비하면 성장성이 매우 양호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도 현재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AI 돌풍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없지는 않다.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메타 같은 기업들은 이미 성장률이나 이익율 면에서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다. 그럼 이 시점에서 테슬라가 매력적인 기업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보자.
1. 새로운 모델, '사이버 트럭' 출시
테슬라의 새로운 모델인 사이버 트럭 11월 30일부터 배송을 시작한다. S나 Y,X 같은 기존 모델들은 크기만 달랐지 생긴게 조약돌마냥 비슷비슷한데 사이버트럭은 매우 특별하다. 처음엔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근 월터 아이작슨이 쓴 일론 머스크의 전기를 읽고선 사이버 트럭의 탄생 이야기를 듣고보니 점점 이뻐보인다.
사이버트럭의 생산대수는 5년동안 100만대 수준으로 다른 모델에 비해서 많지 않다. 마치 나이키 한정판 처럼 희소성이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리셀가가 높을 수도 있기에 테슬라는 리셀 금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명품 브랜드에서 보통 리셀금지 정책이 있긴한데 자동차 회사가 리셀 금지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테슬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다. 리셀 정책이 충분히 가능하다.
2. 충전 네트워크의 표준화
얼마전 북미에서 현대차가 테슬라의 충전 방식을 따른다는 기사가 떴다. 테슬라에게 한수 접었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테슬라는 슈퍼차저 인프라를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게 공개하는데, 이를 통해 인프라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제조사들이 북미 지역에서 테슬라 충전 표준을 따르고 있다.
3. 프리미엄 브랜드
중국에선 BYD가 테슬라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BYD는 중국 브랜드 답게 저가 모델을 많이 내놓으며 물량공세를 하고 있는데, 테슬라의 전략은 고급화이기 때문에 종국에는 세그먼트가 나뉠것 같다. 우리는 똑같은 이야기를 몇년 전 목도한 경험이있다. 바로 아이폰이다. 많은 제조사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결국은 아이폰이 프리미엄 브랜드와 생태계를 구축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결국 명품화된 아이폰과 그 외 보급형 저가모델이라는 세그먼트가 나뉜, 현대 스마트폰 시장의 모습이 되었다.
그래서, 테슬라의 24년은?
테슬라가 점점 유의미한 시장 점유와 생태계를 구축하면 가격을 인상할 것이다. 가격 인상은 다시 고급화 전략이 되고, 고급화 전략은 높은 마진을 보장한다. 주식 시장은 이런 고마진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좋아한다. 높은 마진율은 경쟁사들과의 치킨게임에서 더 유리하고, 카드도 많다. 내연기관 기반인 다른 제조사들은 전기차 생산에 효율도 낮고 마진도 낮아 테슬라가 저가모델을 내고 할인을 한다면 당해낼 재간이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이건 자동차 시장이건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남에게 매력적인게 나에게도 매력적이란 것이다. 이렇게 가격 상승의 순환이 일어나지 않을까.
물론 테슬라는 로봇이나 직접 제조하는 배터리와 반도체인 Dojo의 기술력도 어마무시하다. 그리고 이전에 필자가 한번 언급했지만 '전기차' 보다는 '자율주행'이 더 유의미한 패러다임의 변환이다. 하지만 너무 먼 이야기만 바라보는 것보단 눈 앞의 변화에 집중하는것도 좋다. 무엇보다 자동차 시장은 다시 내연으로 돌아갈 수 없다. 전기차로의 변화속에서 우리가 Chasm 속에 있는건지 초기에 있는건지는 모르지만...
'기업에 대한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당 TOP 10 기업은 어디일까? (23년 12월 기준) (0) | 2023.12.10 |
---|---|
[미국주식] 크록스, 지금이 담을때인가? (0) | 2023.11.25 |
[기업 분석]온러닝, 주식도 러닝화도 비싸지만 갖고싶어 (1) | 2023.11.16 |
안타스포츠의 동남아진출, 잘 될까? (0) | 2023.11.12 |
아식스 23년 3Q 실적발표, 좋은 숫자와 우려스러운 부분 (0) | 2023.11.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