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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대한 생각

이지머니(Easy Money)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by 아비투스 202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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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린치의 칵테일파티

  어떤 일을 일정기간 해오거나 쌓인 경험을 경력이라고 한다. (A.K.A. 짬)  직장이나 직무 경력을 말하기도 하고 숙련이 요구되는 취미나 운동에도 적용된다. 사회 생활에서는 상대방의 내공을 가늠하거나, 반대로 상대방을 손 쉽게 제압(?)하기 위해서도 쓰이는 듯 하다.  

  간혹 강백호처럼 슈퍼천재 루키들이 있긴하지만,  RPG게임의 레벨 처럼 경력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경력이 그렇게 존중받지 못하는 분야가 바로 투자의 영역이 아닌가 싶다. 

  피터 린치 형님이 말하기론, 파티에서 치과의사나 변호사가 자신에게 투자에 대한 조언을 할 때야말로 주식을 팔 때라고 한다. 과열된 분위기로 인해 뛰어드는 '더 바보 이론'이 적용된다면, 누구나 쉽게 돈버는 시장의 끝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설의 10루타 행님..

 

 

  투자가 업이 아닌 평범한 30~40대의 직장인들은 투자 경력이 어느정도 일까. 아마 보통의 경우엔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은 고사하고 6~7년 정도 되지 않을까. 물론 나도 그렇다. 이마저도 그저 시장 주변을 기웃거리던 시간을 제외하면 걸러지고 남은 시간은 훨씬 짧을 것이다.  주변에 20~30년 이상 진지한 마음으로 투자한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정확히는 살아남은 사람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주식, 코인을 통해 큰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유튜브를 통해 쉽게 전해들을 수 있다. 이로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하고 또 누군가는 그들을 따라 무리한 투자로 많은 것을 잃기도 한다. 예금이나 채권을 하면 그저 비웃음을 샀다. 노동의 가치가 그 어느때보다 평가절하되어, 직장에서 성공하고 인정받는 것보다 직장은 그저 현금흐름의 수단으로, 진정한 성공은 투자로 이뤄내야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직장에 올인하는 선배들은 비웃음을, 직장에선 쿨하게 내것만 하되 투자로 성공하는 선배들은 존경을 샀다. 내 주변에도 가벼운 마음으로 직장을 다니고, 투자나 부업을 통해 빨리 은퇴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각자 삶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옳은지는 판단하기 섣부르지만, 근10년새 전통의 가치는 절하되고 새로운 가치가 부상했다. 

 

 

미국 금리 1980~2023

 

  미국 금리가 세계의 통화, 각 나라의 금리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데 의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오래되었다는 미국의 자본시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자산은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 위 그림을 보면 2010년도 전까지는 꽤 오랜 기간이 고금리 환경이었다. 80년대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폴 볼커가 20%까지 금리를 올렸던 적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 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시대가 열렸다. 바로 유동성과 저금리의 시대. 그래서 앞서 말한 현상들이 생겨난것일거다. 하지만 물가 안정을 위해 최근 1년간 미국 금리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돈을 거둬들이고 있다. 누구는 양털깎이라고 한다.

  이미 저금리 환경에서만 투자를 하고 경제활동을 한 대부분의 우리들은 이러한 고금리 환경을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당장 내년 금리가 다시 1~2%대로 '복귀할거고'  비정상 고금리에 주춤하던 자산들이 다시금 달려줄 것이라 믿고있다. 

 

  정상이건 비정상이건 우리가 살아왔던 환경이 변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런때는 구루들의 말과 행동을 참고하면 좋다.  시장에서 오래 활동한 현역 구루들은 어떨까. 

 

구루들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할까.

 

출처 : AP연합뉴스, 20%가 206조..

 

  워렌 버핏은 일본(특히 상사)시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심지어 사무라이 본드도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현금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보유액이 역대 최고라고 한다. 버핏은 무엇을 본 것일까. 지구상에서 자본주의 시장을 가장 오래 경험해본 사람은 어떤 이유로 'Cash is Trash' 라는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현금을 늘려나가는 것일까. 

 물론 버핏을 고리타분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투자자라며 비웃는 사람들은 여느때처럼 많다. 지수보다 낮은 투자 성과를 올리며 커머디티나 소비재 등 저평가 주식이나 주워먹으며 미래에는 투자할 줄 모른다고. 

 

출처 : 한국경제

 

하워드 막스 형 서한

 

 또다른 구루 하워드막스는 어떤 말을 할까. 하워드막스는 지금을 가리켜 상전벽해의 시기라고 한다. 그리고 채권을 사란다. 요금 국채나 안정적인 채권이면 5~6%정도의 금리일 것이다. 비트코인만 넣어놨어도 올해 100% 상승인데, 5~6% 채권이라니.. 급할거 없는 막스형이니깐 할 수 있는 투자일까? 

 

 더불어 하워드 막스는 말그대로 '비정상과 쉬운 시대(Easy money)는 저물었다' 라고 이야기한다. 축제는 끝나고 다들 정신차리고 출근하라는 이야기다. 아니 난 이제 막 들어왔는데.. 무슨일이지..? 

 

 하워드막스는 투자자라기보단 Asset allocation (자산 분배)의 달인이다. 최근 하워드막스는 노골적으로 하이일드 (고위험 고금리) 채권을 권유한다. 개별 종목보다는 여러 기업이 묶여있는 상품을 사서 위험을 헷징하라고 한다. 누군가 '아니 BB등급 기업 채권이 망하면 어떡하죠?' 라고 묻는다면 그정도 되면 니가 가진 주식이나 부동산은 이미 골로갔을것이라고 한다. 

 

 

살아 남았다는 것 

 

출처 : 왕좌의 게임, 타이윈 라니스터와 올레나 티렐

 

  '왕좌의 게임'이라는 미드를 아주 재밌게 봤다. 물론 결말은 그렇지 못했지만.. 드라마는 한 대륙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다양한 가문들의 사투와 다양한 캐릭터를 다룬다. 영국의 역사를 모티브로 했는데,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한 다양한 권모술수와 처세들, 그리고 그 가운데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아서 좋았다. 선과 악이 불분명하지 않고 누구나 각자의 사정이 있는 이야기.

  작중에서 강력한 두 가문의 수장인 타이윈 라니스터와 올레나 티렐 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아마 왕좌의 게임 캐릭터중 가장 고령일 것이다.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웨스테로스 대륙에서 저 나이까지 살아남은 사람들 답게 고령에도 불구하고 영민하고 통찰력이 있다. 가문을 이끄는 카리스마와, 위험이 되는 요소들은 사전에 파악하여 제거한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한다. 작중 지혜롭다는 캐릭터들도 이 둘 앞에서는 어린아이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많은 시간과 사건들을 경험하고 살아 남았다는거는 그런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심지어 그 모양새는 지독히도 똑같지만, 언제나 우리같은 필부들을 보기좋게 기만한다.   시대의 구루들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콜라나 사먹는 할배'라며 비웃음을 살 때가 있다. 하지만 워렌 버핏이나 찰리 멍거처럼 시장에서 거의 80년 가깝게 살아남은 사람들은 우리가 몰랐던 시대를 살아왔다. 그만큼 더 긴 시계열로 시장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투자시장에 오래 있었다고 한들 10~15년 수준인데 이 싸이클을 여댓번 겪여봤고 시간의 밀도 자체도 비교가 안될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은 '생존자'들이다. 

 

 이런 구루들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지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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