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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요즘 드는 생각 횡설수설 (자연, 육아, 시스템)

by 아비투스 202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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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연

10월에 친구들이랑 굴업도로 백패킹을 가기로 했다. 

다들 어려운 시간 내어 스케쥴 맞추고 배편을 예약하니 그제서야 설레인다. 

 

총각때는 주말이면, 연휴면 내키는대로 가방을 짊어지곤 했는데,

결혼하고 아직 어린 아이를 키우니 오롯이 내 시간 내기가 여간 번잡하다. 

 

17년도 굴업도. 딱 이맘때.

 

요즘처럼 많은이들이 하기 전부터 이 취미를 즐겨왔는데

씻기도, 자기도 불편한 이 취미가 무슨 매력일까를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젊을땐 호텔값, 숙박비 아껴보자고 시작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어릴적 아버지랑 같이 가던 캠핑의 좋은 기억에서 시작했거나.

 

최근 가족휴가로 강원도를 갔었는데, 올해 유난히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도 나무를 좋아했지만 삶의 시간들과 비례하여 나무들이 좋아지는것 같다. 

푸른 하늘 아래,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뭇잎과 가지를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를 위안감이 들었다.  

 

 

도시에서의 팍팍한 삶에 지칠때면 누구나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내가 백패킹을 좋아했던 이유도 돌아보면 그런 이유였던 것 같다.

호텔에서, 콘도에서 지낼때와 달리 완전히 자연속에 녹아들 수 있고

의도적인 불편함속에서 작은 퀘스트들을 하나하나 해 나가가는 성취감도 있다. (텐트치기, 불피우기)

 

Snowpeak주가. 기회는 도처에 있었지만...

사회에서 많은 갈등들과 문제들이 불거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겠지.

 

2. 육아

아이가 크면 같이 캠핑을 가려고 장비를 구매했다. 

아직 백패킹을 가기엔 무리라, 오토캠핑용으로 준비했는데 올해 한 두번 개시했다. 

조금 더 크면 자신의 짐을 매고 백패킹을 갈거다. 

 

하얀 도화지 같은 아이의 기억과 취향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둘씩 그려넣는다는게 

이렇게 신나고 기대되는 일이란걸 몰랐다. 

 

아이를 키우면서 우왕좌왕 하는 일들도 많지만, 아이를 부족한 존재로만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아빠라고 그 짧은 조금 더 살았다고 가끔 오만하게 아이를 타이르고 구속할때면 

'나는 그렇게 완벽한 사람이었었나?' 하는 생각에 얼굴이 붉어지기도 한다. 

 

요즘 드는 생각은, 아이와 나는 삶이라는 여행을 동행하는 여행 메이트라는 생각을 한다.

그저 나는 아주 찰나 일찍 왔을뿐. 우리 모두 처음 와본 곳이기에 길을 잃기도 하고 같이 웃기도 한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진다. 

출처 :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아이에게 부모는 우주다. 부모가 무슨 일을 해도 열렬한 지지자이자, 오히려 더 용서하며 관대하다.  

길어야 십수년인 이 소중한 시간을 더 밀도있게 기억에 담아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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